- 원도심 매력적 풍경과 이야기 가져
- 산복도로 무대로 심야카페 시리즈
- 지역에 숙련자 없어 후반작업 애로
“부산의 영화인이 일을 찾아 수도권으로 향하는 것이 당연해진 지금, ‘인(in) 부산’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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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내놓은 ‘케이드래곤’ 김희영 대표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
국내 영화산업은 팬데믹 이후 이어진 침체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OTT에 익숙해진 관객은 극장 대신 안방에 머물러 있고, 투자배급사가 투자를 줄이며 영화 제작도 줄어 악순환에 빠진 상태다. 매년 60여 편의 영화가 제작됐지만, 지난해는 20편도 채 만들어지지 못했을 정도다.
수도권에 비해 제작사가 적은 지방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영화의 도시’ 부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산에 등록된 제작사는 260개로, 전국(9889개)의 2.6% 수준이다. 그마저도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는 제작사로 통계를 좁히면 80여 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분투하는 이도 있다. 바로 부산의 콘텐츠 제작사 ‘케이드래곤’의 김희영(57) 대표다. 부산 출신인 그는 지난 7년간 꾸준히 ‘메이드인 부산’ 콘텐츠를 제작해 내놓았다. 산복도로를 무대로 한 ‘심야카페’ 시리즈와 영도구의 카페가 등장하는 드라마 ‘핀란드 파파’에 이어 지난해 12월 스릴러 영화 ‘원정빌라’를 극장에서 개봉했다.
김 대표가 처음부터 ‘부산 영화’ 제작에 뜻을 뒀던 것은 아니다. 2012년 창업해 주로 해외영화 공동제작에 힘썼던 그는 2018년 갑작스러운 ‘부산행’을 택하며 국내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해외 공동제작은 사드나 코로나19 등 외적인 이유로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일이 잦다”며 “이 때문에 그간 쌓은 제작 노하우를 살려 국내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다.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영화 관련 기관도 많으므로 제작 환경이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이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원도심이 품은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부산의 원도심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매력적인 풍경과 이야기를 가진 장소다. 로케이션과 스토리가 함께 녹아든 부산만의 콘텐츠를 만들 적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부푼 꿈을 안고 제작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이었다. 부산에서 제작하는 작품이 적다 보니 전문 인력이 부족했다. 김 대표는 “부산의 대학에 영화학과가 많아 신규 인력은 많이 배출되지만, 결국 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가다 보니 지역에 남은 숙련자가 없었다”며 “지금도 작품을 만들 때 신인으로 스태프를 꾸린다.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후반작업은 수도권 업체에 맡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가 불리한 제작 여건을 감내하며 부산에서 분투를 펼치고 있는 것은 지역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 때문이다. 그는 “최근 영화업계 종사자로부터 ‘이제 케이드래곤도 서울로 올라갈 급이 되지 않았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언젠가부터 영화인들에게 ‘인 서울’은 당연한 목표가 돼버렸다. 부산에서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도 부산을 무대로 한 콘텐츠 기획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아직 들려주고 싶은 부산의 이야기가 많다”며 “국내를 넘어 해외가 주목하는 ‘메이드인 부산’ 콘텐츠를 목표로 제작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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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도심 매력적 풍경과 이야기 가져
- 산복도로 무대로 심야카페 시리즈
- 지역에 숙련자 없어 후반작업 애로
“부산의 영화인이 일을 찾아 수도권으로 향하는 것이 당연해진 지금, ‘인(in) 부산’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국내 영화산업은 팬데믹 이후 이어진 침체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OTT에 익숙해진 관객은 극장 대신 안방에 머물러 있고, 투자배급사가 투자를 줄이며 영화 제작도 줄어 악순환에 빠진 상태다. 매년 60여 편의 영화가 제작됐지만, 지난해는 20편도 채 만들어지지 못했을 정도다.
수도권에 비해 제작사가 적은 지방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영화의 도시’ 부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산에 등록된 제작사는 260개로, 전국(9889개)의 2.6% 수준이다. 그마저도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는 제작사로 통계를 좁히면 80여 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분투하는 이도 있다. 바로 부산의 콘텐츠 제작사 ‘케이드래곤’의 김희영(57) 대표다. 부산 출신인 그는 지난 7년간 꾸준히 ‘메이드인 부산’ 콘텐츠를 제작해 내놓았다. 산복도로를 무대로 한 ‘심야카페’ 시리즈와 영도구의 카페가 등장하는 드라마 ‘핀란드 파파’에 이어 지난해 12월 스릴러 영화 ‘원정빌라’를 극장에서 개봉했다.
김 대표가 처음부터 ‘부산 영화’ 제작에 뜻을 뒀던 것은 아니다. 2012년 창업해 주로 해외영화 공동제작에 힘썼던 그는 2018년 갑작스러운 ‘부산행’을 택하며 국내 영화 제작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해외 공동제작은 사드나 코로나19 등 외적인 이유로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일이 잦다”며 “이 때문에 그간 쌓은 제작 노하우를 살려 국내 영화를 제작하기로 했다.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영화 관련 기관도 많으므로 제작 환경이 유리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이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원도심이 품은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부산의 원도심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매력적인 풍경과 이야기를 가진 장소다. 로케이션과 스토리가 함께 녹아든 부산만의 콘텐츠를 만들 적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부푼 꿈을 안고 제작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이었다. 부산에서 제작하는 작품이 적다 보니 전문 인력이 부족했다. 김 대표는 “부산의 대학에 영화학과가 많아 신규 인력은 많이 배출되지만, 결국 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가다 보니 지역에 남은 숙련자가 없었다”며 “지금도 작품을 만들 때 신인으로 스태프를 꾸린다.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후반작업은 수도권 업체에 맡기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가 불리한 제작 여건을 감내하며 부산에서 분투를 펼치고 있는 것은 지역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 때문이다. 그는 “최근 영화업계 종사자로부터 ‘이제 케이드래곤도 서울로 올라갈 급이 되지 않았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언젠가부터 영화인들에게 ‘인 서울’은 당연한 목표가 돼버렸다. 부산에서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도 부산을 무대로 한 콘텐츠 기획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아직 들려주고 싶은 부산의 이야기가 많다”며 “국내를 넘어 해외가 주목하는 ‘메이드인 부산’ 콘텐츠를 목표로 제작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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